“무,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어요. 비……비켜요.”
서희가 두 뺨이 상기된 채로 그를 밀어내보았지만, 꿈쩍도 하질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가까워지는 느낌에 머릿속이 하얘져만 갔다.
“낮과 밤이 많이 다른 편인가 봅니다.”
“모른다니까요…….”
“화를 내고 싶은데 얼굴을 보고 있으면 자꾸 이렇게 아무 생각이 안 난단 말이죠, 미친놈처럼.”
“나, 난 가이드에요. 사람들이 보면 어떡하려고 자꾸 이래요.”
애원에 가까운 그녀의 목소리에 정훈의 미간이 구겨졌다.
“나한테 안서희 씨는 이제 가이드 아닙니다.”
“그럼 뭔데요.”
“여자.”
그녀가 들이마시던 호흡마저 멈춘 채 그를 다시 올려다보았다. 지난밤의 뜨거웠던 열기가 다시금 그녀 안에서 피어오르는 기분이었다.
서유럽 8박10일 간의 여행. 패키지 여행 중 운명을 만나게 될 줄이야.
자석이 된 심장이 본능처럼 서로를 당긴다.
하지만 무작정 사랑을 믿기에는 너무도 많은 상처를 지닌 여자 서희.
그리고 자신의 사랑을 무작정 믿고 나아가는 정훈.
망설이는 그녀와 저돌적으로 다가오는 정훈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세상은 그들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두 사람의 거리를 좁히는 로맨스 여행 《사랑을 여행하다》
오래오래 쓰고 싶습니다. 구름처럼 몽실몽실한 사랑 이야기로 기억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