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사랑하는 그대를 5

· 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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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
or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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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나지막한 부름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지는 비에도 간신히 눈을 뜬 그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오빠 맞는 거죠? 이거 꿈 아니죠?” 슬픈 미소를 한껏 담은 그녀가 묻는 소리에 그의 입가에도 옅은 미소가 번졌다. “왜… 왜 이제야 왔어요?” 지체할 새 없이 그를 와락 끌어안으며 우산을 놓쳤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은서야” 그의 입에서 그렇게도 듣고 싶었던 자신의 이름이 불렸다. 눈물이 차오르는 것을 느끼며 5년 만에 보는 그의 얼굴을 다시 자세히 보기 위해 얼굴을 들었다. “오빠?” 미간이 좁아지고 그는 고통스러워 보였다. 그것은 오랜만에 만난 연인과 해후하여 느끼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미안해. 한번은 다시 만나야 할 것 같았어.” 그의 말에 그녀는 직감적으로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것 같아서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약속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 그의 눈이 매우 슬퍼 보여서 볼을 타고 흐르는 것이 그의 눈물인지 비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왜 오빠는 5년 전 그때처럼 아직도 미안하다는 소리만 해요? 미안할 짓 안 하면 되잖아요!” 그녀의 일갈에 그는 더욱 슬픈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나 일 때문에 잠시 들어온 거야. 이제 다시는 너 찾아오는 일은 없을 거야.” “나쁜 놈… 바보… 멍청이… 머저리… 등신…” 그의 가슴을 주먹을 쥐어 쳐도 그는 여전히 슬프고 애절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볼 뿐 아무 말이 없었다. “정말 내가 다른 사람의 품에 안겨서 웃고 즐거워하는 걸 봐도 괜찮아요? 오빠가 그리던 그 미래를 내가 다른 사람과 꿈꿔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어요?” “…응. 그러길 바랄게.” 그의 말에 그녀는 다시금 충격을 받은 얼굴로 그를 올려다보며 눈을 훔쳤다. 이제 정말로 마지막이 될 그의 모습이었다. 인정하기 싫지만 그렇게 사랑했고 여전히 자신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그를 정말로 들어낼 때가 된 것이었다. “잘 살아. 그리고 행복해 은서야.” “…사랑해서 날 잃을까 봐 떠난다고요? 오빤 그냥 날 버린 거예요. 그것만 기억하고 가요. 오빤 날 그냥 버린 거예요!” 그렇게 그를 놓은 그녀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갖고 온 우산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지만, 누구 하나 그것을 잡지 않았다. 세상 오만하고 다 가진 것 같은 남자 태준과 사랑스럽고 현명한 여자 은서의 달달한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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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존재할 리 없지만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그런 소설 속 주인공들을 만들고 싶은 공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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