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과 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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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는 미하일 불가코프가 1931년 6월 5일 미래의 전쟁에 관한 환상 희곡을 써 달라는 ‘레닌그라드붉은극장’의 의뢰를 받아 8월 22일 완성한 작품이다. 이 작품이 창작된 시기는 세계사적으로도 매우 복잡하고 불안한 때였다. 이탈리아에서는 무솔리니가 10년째 통치 중이었고, 인플레이션에 허덕이던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은 파시스트 독재의 길로 진입하고 있었으며, 1929년 중국 국민당 장제스가 소련 만주 철도를 점령하면서 소련의 영토 수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 일본 관동군과 중국 국민당이 전쟁을 시작한 것도 1931년의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계대전의 기운은 점차 상승했고, 화학전을 비롯해 초강력 신무기를 소재로 한 소설과 희곡이 우후죽순 등장했다. 그리고 그 예언과 예견은 실제 전쟁으로 이어졌고 전 세계는 엄청난 인적, 물적 손실을 입게 된다.

〈아담과 이브〉의 배경은 대량 살상 무기(독가스)로 인해 레닌그라드의 200만 시민이 몰살당하고, 전 세계가 전쟁의 화염에 휩싸인 직후다. 자본주의 제국전쟁이라 할 수 있는 제2차 세계대전을 예견했다는 점에서 탁월한 선견지명을 과시하지만, 한편으로는 세계 혁명이라는 소련 국가 이데올로기에 대한 최고의 선전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 내부에는 공산주의에 대한 은밀한 비판이 도사려 있다.

〈아담과 이브〉는 아담과 이브라는 신화적 존재가 노아의 방주 같은 창세기의 공간을 배경으로 몰락 이후의 삶에 대해 벌이는 논쟁을 ‘현실적으로’ 보여 준다. 이념의 노예가 되어 버린 신인류의 논리는 인간성을 바탕으로 한 화해와 협력이 아니라 갈등과 대립을 전파하는 해악으로 변질된다.

환상 문학은 보통 신비하고 경이로운 미지의 시공간을 배경으로 주인공의 모험과 활극을 보여 준다. 하지만 〈아담과 이브〉는 현실을 지워 버린 환상이 얼마나 위태롭게 존재하는지, 여섯 명의 인간에게 맡겨진 인류의 미래가 어떻게 성립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제시한다. 환상은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자명한 현실이 되어 인물들을 압박하며, 그 강도가 강해질수록 독자는 지워져 버린 현실의 참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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