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궁의 흐느끼는 밤

· 에피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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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 공주는 반란이 일어난 그날, 궁녀의 옷을 입고 신분을 위장했다. 원래 공주였으나 숙청의 칼날을 피하고자 신분을 위장한 그녀에게, 이보다 더한 수모는 없었다. “공주는 어디 있느냐?” “모르옵니다.” 혜화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는 이유는 살아남기 위한 절규였다. 태후는 혜화에게 절대로 황제에게 정체를 들키면 안 된다고 거듭 이야기를 했다.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하구나. 이름이 무엇이냐?” “소녀, 혜화라 하옵니다.” “태후를 위해 기꺼이 내 앞에서 옷을 벗을 수 있느냐?” “그렇다면 지금 당장 벗어라.” 내가 제대로 길들여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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