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물 #오해/착각 #원나잇 #코믹/개그물 #삽질물 #성장물
#미인공 #강공 #까칠공 #대물공 #날라리공 #미인수 #강수 #버진수 #솔직수 #허당수 #까칠수 #얼빠수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부푼 마음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지훈. 졸업식 당일도, '묘하게 잘생긴' 지훈은 친구에게서 고백을 받는다. 그러나 보다 넓은 세계에만 관심있는 지훈은 그 고백을 냉정하게 거절한다. 그리고 집에 돌아온 지훈은 옆집 202호 앞에서 절망적으로 문을 두드리고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한다. 사실 202호에는, 매일 밤마다 끙끙대는 소리를 내고, 몇 번씩이나 상대 남자를 갈아치우는 등 화려한 연애 생활을 하는 주인공이 살고 있다. 호기심을 느낀 지훈은 첫경험의 설렘을 안고 202호 남자에게 슬쩍 접근해 보기로 한다. 그러나 남자의 대답은 단호하다. "처음인 놈이랑은 안 자."
'밤마다 시끄러운 옆집'이라는, 친숙하지만 언제나 흥미로운 모티브, 경쾌하고 발랄한 문체와 표현, 두 남자의 유쾌발랄한 연애담.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2.2만자 (종이책 추정치: 48쪽)
<미리 보기>
“지훈아!”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을 때는 이미 늦었다. 내 앞에 서서 얼굴을 붉히며 선 그는 어제만 해도 서로의 거시기를 까고 볼일을 보아왔던 친구였다. 그는 남자였고, 나 역시 그러했다.
“조, 좋아해.”
졸업식 당일에 게다가 이제 대학으로 가게 되는 발기찬 새 희망에 부풀어 있는 내가 이 추운 겨울에 롱패딩 안에 손을 찔러 넣고 들어야 할 대사는 어쨌든 아니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남자에게 받는 고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유아기 때를 제외하고 겉멋 들린 중학교 시절부터였다. 그래서 딱히 당황하진 않았다. 아, 물론 상대가 2년 내내 붙어 다니며 볼 거 안 볼 거 다 본 사이라는 것이 어이없긴 했다.
“미안.”
거절은 짧았다. 최대한 간소하게 끝내야 상대도 헛된 기대 따위 품지 않을 테니까. 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자멸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친구를 등지고 돌아섰다.
“왜...? 내가 남자라서?”
그쯤 해줬으면 좋겠는데 포기하지 못한 친구의 말이 늘어진다. 나는 휙 뒤를 돌아다봤다. 나보다 10cm나 큰 주제에, 눈물이 맺힌 볼썽사나운 친구가 입술을 꾹 다물고 바르르 떨고 있다.
후. 나는 짧게 한숨을 쉰 뒤 머리를 대충 쓸어 넘겼다. 눈썹을 덮은 부드러운 머리칼이 차르르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네가 남자라서가 아니라....”
꼭 가슴에 대못을 박아야겠니. 그쯤 하고 돌아섰으면 너도 나도 상처는 없을 거잖아.
나는 나보다 한 뼘이나 큰 친구를 올려다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하얗게 입김이 번진다.
“내가 너한테 안 서. 그게 문제야.”
주먹을 꽉 쥔 채 부들부들 떠는 친구를 무심하게 바라본 나는 다시 뒤돌아섰다. 이제 그가 나를 부를 일은 아마도 없을 테지. 저주라도 퍼붓거나 신고 있던 신발을 던질 순 있겠다. 하지만 역시 아무것도 바꿀 순 없다.
나는 태생적으로 예뻤다. 어느 정도였냐면 길 가던 여자 열에 아홉은 돌아봤다. 여자뿐이었다면 아이돌이라도 해볼까 기대를 품었겠지만 걔 중에 남자들의 시선이 여럿 섞여 있었음으로 쉽게 포기했다.
태생적으로 결이 좋은 피부라든가, 선이 고운 턱선이 여성적인 느낌을 들게 했으나 세밀하게 그려진 속눈썹이라든가 위에 자리잡은 짙은 눈썹은 제법 남성적이었다. 그저 잘생긴 얼굴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다른 이의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나는 묘하게 생긴 남자였다.
특히나 올라붙은 눈꼬리가 그러했다. 175cm의 크지도 작지도 않은 평균 키의 내가 상대를 올려다 볼 때 그 눈꼬리가 한 몫 하는 듯 했다.
아까의 놈도 아마 그거에 반한 것일 테지.
첫 고백을 받은 중학교 때는 그런 내 외모에 지독히 환멸을 느끼고 있었던 터라, 혐오스럽다고까지 표현했으나 돌이켜보면 내 게이력은 그때부터였다.
몽정을 시작하던 밤에 존잘남이 나와 나를 지독하게 괴롭혀댔으니까.
교정을 나오며 나는 기지개를 쭉 폈다. 드디어 졸업이다. 이 졸업장 하나를 따려고 3년이나 지리멸렬한 학교를 다니느라 갖은 애를 쓴 나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 동안은 학생이란 타이틀에 갖춰 소위 말하는 아다 딱지를 떼질 못했다. 그다지 모범생과도 아니었고 배정 받은 고등학교가 집과 꽤 떨어진 바람에 자취방이란 화려한 타이틀도 얻었건만, 미성년이란 굴레에 갇혀 아직도 경험을 못해본 것이다.
하지만 이젠 안녕이다. 그동안 오른손으로 만족해야 했던 숱한 과거에 작별인사를 해도 되겠지.
아. 근데 춥다.
으슬으슬 한기가 도는 것이 아마 친구 놈의 저주 때문인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옷 속으로 턱을 파묻었다.
<한뼘 BL 컬렉션 시리즈>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BL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BL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BL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참고) 한뼘 BL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_할로윈 파티_송닷새
_잭과 촉수나무_뀰즙
_알파 길들이기_따랴랴
_굿바이 마이 프렌드_반하
_부러진 용검_휘핑많이
위의 도서 외 매달 10여종 이상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말랑말랑 간질간질한 글을 오래도록 쓰고싶은 바람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