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어요!” “그래, 미쳤지. 어제까지 사랑한다고 말하던 여자가 하룻밤 새 날랐는데, 멀쩡하면 그게 더 이상한 거 아닌가.” 너무 잘나서, 아니 너무 대단해서 버려 버린 남자가 쳐들어왔다. 강이린의 직장, 그녀가 근무하는 비행기의 일등석 승객으로. “일단 이거 놔요. 한낱 장난 따위에 잘리고 싶지 않다고.” “그러니까 말 들어. 큰 소리 내고 싶지 않으면.” “하지… 읍!” 입술이 부딪치고 화장실 천정이 빙그르르 돌았다. 일방적인 이별에 이성을 잃은 남자의 무서운 폭주. “선택해, 강이린. 우리 둘만 알 수 있게 박힐 건지. 비행기에 탄 모두가 알 수 있게 박힐 건지,” 친절하고도 잔인한 경고를 던진 남자는 무감한 얼굴로 자신의 바지를 끌어 내렸다. 과연 그와 헤어질 수 있을까. 아니, 아무에게도 안 들키고 이 화장실을 나갈 수 있을까. * 가벼운 하룻밤의 즐거움, 고수위 단편 레이블 아모르입니다. 아찔하고 매력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작가님들의 투고를 기다립니다. tugo@epyr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