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on Ruler [체험판]

펜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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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는 황기자의 수첩과 사건일지 기록을 정리하며 지난 몇 주 동안 일어난 연쇄 살인사건에 대해 기사를 완성해야 했다. 차라리 내용을 몰랐더라면, 이렇게 고민할 필요 없이 일상의 기사처럼 쉽게 쓸 수 있었을 텐데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김만섭씨나 훈이를 볼 때 과연 어떻게 기사를 내보내나 고민 하고 있었다. 벌써 두 시간째 창가를 서성거리며 여러 잔의 커피를 마시며 고민에 빠져있었다. 김기자의 사건기록은 다음과 같았다. 훈이는 인천에서 사업을 하는 아버지에게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한국의 경제성장이 시작되는 80대에 공단에서 기계조립 공장을 운영하였다. 자동차 공업이 막 생기고 기계에 대한 수요가 점점 높아져 공장은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었다. 동업자인 문철, 김만섭 그리고 훈이 아빠, 김석철, 그렇게 세 사람은 공장을 매일 키위 가는 재미에 열심히 일하였다. 문철이 회사자금을 빼 내돌리기 전까진 세 사람의 동업관계는 누가 봐도 부러울 정도였다. 김석철은 생산에, 김만섭씨는 영업에, 문철은 경리 총무 일을 맡아서 하였다. 훈이의 아버지는 철두철미한 사람이었다. 부하직원들에게는 따뜻하고 자신에게는 엄격한 사람이었다. 훈이 아버지는 생산현장을 둘러 볼 때마다 항상 쇠로 된 자를 가지고 다니셨다. 직원들이 쇠자라고 별명을 붙인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그 자로 생산되는 제품 하나하나의 치수가 정확한지 항상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항상 여유 있게 재지만 자신에게는 엄격하게 적용하는 자신의 가치관처럼 보였다. 문철은 회사 돈을 빼돌리고 김만섭씨의 아내까지 넘봐, 김만섭씨는 가정이 깨어지는 아픔을 겪어야만 하였다. 문철은 회사에 불을 질러 보험금까지 가로채었다. 훈이 아버지는 회사 구내식당에서 일하던 아내를 구하기 위하여 불타는 건물에 들어갔다가 결국 나오지 못하였다. 그 후 훈이는 할머니 집에 보내어져 자랐고, 할머니 마저 돌아가시자 두 형제 훈이와 홍이 만 남겨 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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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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