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테시스, 테시스 아이오넬입니다.” “그럼 나는…….” “릴리아.” 그의 음성으로 듣는 이름이, 그녀는 마음에 쏙 들었다. 계속 불러 줬으면 좋겠다 생각하는데 마침 그가 풀 네임을 들려주었다. “릴리아 아이오넬.” “릴리아 아이오넬? 테시스랑 나랑 성이 같네요?” “결혼한 사이니까요.” “아, 결혼한 사이…… 아니 잠깐, 결혼한 사이라고요?” 왠지 결혼이라는 단어 자체가 멀게 느껴져 되물었지만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우린 결혼했고, 고로…….” 그가 왼손으로 마찬가지로 릴리아의 왼손을 잡아 들었다. 각각 네 번째 손가락에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커다란 다이아로 장식된, 놀랍도록 화려한 반지였다. “릴리아 당신은 내 아내란 말입니다.”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그녀가 당장 받아들여야하는 사실 한 가지. 바로 자신이 유부녀라는 사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