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무리해선 안 돼요. 한 번만 더 이 발에 무리 가는 행동을 했다간 아주 발가벗겨서 홀랑 잡아먹고 말 테니까.”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뭐 그런 비유야? 후훗.” 석고판을 고정시키고 있던 붕대를 거의 다 풀어 가던 그의 손길이 멈췄다. 제 진심을 장난스럽게 받아넘기려는 그녀의 태도가 마땅찮았다. 그러나 그는 못마땅함은 감추고 의미심장한 미소만 입꼬리에 걸었다. “결국 그 아줌마, 호랑이한테 잡아먹혔죠?” “응?” “누나도 결국 나한테 잡아먹히고 싶다는 뜻이에요, 그건?” “.......” 두근두근. 만약 다른 사람이 했다면 화가 났을 농담인데, 재희의 입을 통해 들으니 이상하게도 심장이 뛰었다. 시간이 멈춘 듯 고요했다. 재희가 쳐다보고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심장까지 투시당하는 기분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천천히... 가고 싶었는데.” 의미를 알 수 없는 말과 함께 그가 몸을 일으키며 욕조 테두리를 두 손으로 짚었다. 그 움직임을 막 인지하는 순간, 예안은 제 입술에 닿은 또 다른 입술의 뜨거움에 흠칫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