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단편에는 인물과 상황을 상징하는 별(혹은 별들)이 등장한다. 쌍둥이 동생을 잃은 여성에게는 쌍둥이자리의 ‘카스토르’와 ‘폴룩스’(「한밤중의 아보카도」), 사랑과 우정의 경계에서 이루어질 리 없는 첫사랑의 시기를 방금 막 지나친 소년에게는 ‘알타이르’와 ‘안타레스’(「은종이 색 안타레스」), 엄마를 잃은 소녀에게는 처녀자리의 ‘스피카’(「진주별 스피카」), 아내와 딸에게서 떨어진 채 세상을 겉도는 남자에게는 ‘달’(「습기의 바다」), 외로움 속에서 만나게 된 소중한 이웃을 잃은 아이에게는 이름을 붙일 수 없는 무수한 별들(「별의 뜻대로」)이 함께한다.
너무 멀고, 그래서 때로는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곳에 분명히 빛나고 있다는 믿음. 자신의 궤도를 벗어났지만 드넓은 우주 어딘가에 반드시 함께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인물들은 시리고 아픈 상실의 순간을 이겨내리라 다짐한다.
각 단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나이, 성별, 직업, 취향, 환경 등 모든 면이 다르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단 하나의 공통점이 존재한다. 바로 작품 속에서 소중한 존재와의 이별을 맞이한다는 점이다. 이르든 늦든 사람의 삶에는 이별과 상실의 순간이 찾아오고, 그 모든 슬픔에 무너지지 않도록 각자의 마음속에 서로를 지탱하는 별 한 조각씩을 심어주는 존재가 필요하지 않을까.
일본 유수의 문학상을 석권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 잡은 구보 미스미. 잔잔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별들의 이야기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모든 ‘나’에게 커다란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1965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대학 중퇴 후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거쳐 광고제작회사에 근무했다. 결혼과 출산 후 프리랜서 편집자로 일했고, 임신과 출산, 그 밖에 여성의 몸과 건강, 한방, 점성술 등에 대해 쓰며 잡지와 도서 분야에서 활약했다. 2009년, 단편 「미쿠마리」로 제8회 ‘여자에 의한 여자를 위한 R-18 문학상’ 대상을 수상하고 데뷔했다. 이후 수상작 「미쿠마리」에 네 편의 단편을 더해 펴낸 연작소설집 『한심한 나는 하늘을 보았다』가 2010년 『책의 잡지』 선정 소설 베스트텐 1위, 2011년 서점대상 2위에 오르고, 이어 2011년 제24회 야마모토슈고로상 선고위원회에서 전례 없이 위원 만장일치의 수상작으로 결정되면서 일약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작가와 비평가로부터 “올해 나온 최고의 소설” “고도로 압축된 현대의 이야기” “올해 읽었던 다른 책들을 하찮게 느끼게 한다” 등의 절찬을 받아 특히 각지의 서점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받으면서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고, 독자들로부터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2년 《길 잃은 고래가 있는 저녁》으로 제3회 야마다후타로상을 수상하고, 2018년 《가만히 손을 보다》로 제159회 나오키상 후보에 오르며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만의 감각적인 문장과 여성의 시각으로 그린 담담하고 섬세한 성애 묘사로 특히 젊은 여성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