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꿈만 꿔 오던 내 가게 오픈을 하루 앞두고 죽었다. 억울해 죽겠는데 사후세계로 가는 경계에서 만난 애가 자기 몸을 내게 주겠단다. 그리하여 세멜레 에르가르도가 되었는데……. 집안이 망해 가고 있다고? 얼굴도 모르는 늙은이한테 시집가야 한다고? 절대 싫어! 한 평생 돈을 쓰기보다는 벌기보다 더 많이 해 왔다. 술만 만들 수 있다면 이 세계 풍비박산 나기 전의 집안 살리기는 어렵지도 않은 일! 그렇게 맛있는 술을 만들어서 장사를 하려고 했을 뿐인데, “영애, 내가 당신을 책임진다고 말했던 건 기억하지?” “그… 그때는 제가 술에 너무 취해 있어서….” “그래서 모든 게 기억이 안 난다는 건가? 내 첫날밤까지 뺏어갔을 땐 그만한 각오를 하고 있어야지.” 만들어야 할 술을 조금, 아주 조오금 마셨다가 거하게 사고를 치고 말았다! 표지 디자인: 삼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