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은 먹이를 삼키지 않는다 (외전)

· 뱀은 먹이를 삼키지 않는다 Book 4 · 디어노블
Ebook
117
Pages

About this ebook

〈19세 이상〉
“어제 일 벌써 잊었어?” 높낮이 구분 없이 일정하게 울리는 음정은 심해를 닮아 있었다. “나한테 4천만 원 빚졌잖아.” 재이의 감정을 무자비하게 짓밟고 올라선 의형은 차가운 조소를 내걸었다. 그것은 명백한 비웃음이었다. “설마 그 돈 갚아 줬다고 생각해서 종일 멍청하게 굴었던 거였어?” 재이는 그제야 거금을 빌려주고도 시답잖게 굴던 의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전날, 그가 주었던 것은 선의가 아닌 원금을 훌쩍 넘는 사채였다는 사실 역시도 말이다. “밖에서 몸을 굴리든지, 장기를 뜯어 팔든지 해서라도 가져와. 사정 없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어?” 일말의 자비조차 베풀어 주지 않는 의형은 다시 한번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그녀에게 각인시켰다. *** “이백. 내 앞에서 다리 벌릴 때마다 이백씩 탕감해 줄게. 일면식도 없는 놈들이랑 뒹굴 바에 나 같은 고객 하나 물어서 한 우물만 파는 게 이득일걸?” 그녀의 동공이 작게 흔들렸다. “그래요. 그쪽 비위 맞춰 줄게요. 그래야 한시라도 빨리 사장님을 보는 일이 없을 거잖아요.”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 먹힌 도발은 그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작은 손이 제법 다부지게 의형의 멱살을 움켜쥐며 말했다. “축하해요. 사장님은 내가 세상에서 두 번째로 싫어하는 사람이 됐어요.”

Reading information

Smartphones and tablets
Install the Google Play Books app for Android and iPad/iPhone. It syncs automatically with your account and allows you to read online or offline wherever you are.
Laptops and computers
You can listen to audiobooks purchased on Google Play using your computer's web browser.
eReaders and other devices
To read on e-ink devices like Kobo eReaders, you'll need to download a file and transfer it to your device. Follow the detailed Help Center instructions to transfer the files to supported eRead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