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강추!〉“못 참겠다. 안고 잘게.” “저, 저기…….” “싫어도 참아. 이 이상 더 나쁜 짓은 안 해보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할 테니까.”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남자가 그녀를 안고 잔 건 생전 처음이었다. 방송에서야 몇 번 했지만 그건 스태프들이 죄다 구경하는 중이니 어떤 감정을 느낄 겨를도 없었다. 가끔 상대 남자 배우가 흑심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그걸로 끝일 때가 더 많았다. 등 뒤에서 그가 힘껏 끌어안고 있었다. 두 팔을 그녀의 배 쪽에서 교차시키고 꽉 끌어안고 있는 자세여서 몸이 경직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얼굴을 마주하고 있지 않아 그녀의 열에 들뜬 숨소리를 들려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때였다. 그녀의 목덜미에 그가 입술을 가까이 대고 낮게 읊조렸다. “당신 살 냄새…… 달다.” 그가 입을 열어 말을 꺼낼 때마다 숨결이 그녀의 목 언저리에 돋아난 솜털을 자극하면서 전신에 소름이 돋아났다. 그녀가 인상을 확 구기고 온 힘을 다해 알 수 없는 어떤 감정을 짓누르며 속으로 빌었다. ‘심장아, 멈춰줘. 이렇게 뛰다간 그가 다 알게 될 거야!’ 미친 듯이 포효하는 심장 소리를 볼륨을 조절하는 리모컨이 있다면 조절하고 싶었다. 이렇게 그가 가까이 있는데 다 들리도록 울어대는 심장이 그녀는 너무도 얄궂었다. 그가 그녀의 목덜미에 코를 박고 깊게 흡입하더니 입술로 그녀의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예파란의 로맨스 장편 소설 『본능의 경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