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다운은 고개를 젖힌 채 탄성을 내질렀다. 현관 조명이 나갔다가 들어왔다. 다운은 짙은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며 감겼다. 준환의 손에 의해 그녀의 퍼베스트가 발치 아래로 툭 떨어졌다. 한 곳에 뭉친 살이 없이 물처럼 매끄럽게 흐르는 그녀의 어깨와 쇄골 그리고 일자로 대칭을 이룬 그녀의 긴 목이 창백하게 드러났다. 준환의 검지가 흐르듯 매끄러운 그 선을 따라 부드럽게 움직였다. 그녀의 쇄골에서 가슴으로 떨어지는 살점이 없는 라인을 타고 내려와…. -------------------------------------------------------------------------------- 그와 이별한 지…… 500일이 다 되어가건만 가슴이 저민다. 누가 세월이 약이라 했던가. 약은 개뿔. 전혀 아니다. 적어도 그녀에게는. 답답한 가슴을 떨치기 위해 그녀를 보냈다. 그러나 그녀가 눈에 보이면 미칠 것 같고, 그녀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돌아버릴 것 같았다. 그녀는 알고 있을까? 자신의 이런 기분을. 헤어진 연인들에게 다시 찾아온 사랑의 기회. 이정희의 로맨스 장편 소설 『본능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