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넌 나한테 뭘 줄 건데?” “다. 다 줄게.” “다? 너 가진 거 없잖아.” “그렇지. 가진 게 몸뚱이뿐이지. 그러니까 원하면 내 몸이라도 줄게.”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치기 어린 마음으로 제안했던 거래가 현실이 되었다. “누가 보면 벌써 한 번 한 줄 알겠어. 축축하다 못해 흥건하네.” “……불가항력이야. 감기 같은 거라고.” “그렇지. 윤희주는 나만 보면 젖는 감기에 걸렸지.” 신음이 새어 나가지 않게 손을 들어 입을 막고, 희주는 강재희를 껴안은 채 젖어 갔다. 동시에 생각했다. 분명 순수했던 시절도 있었는데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된 걸까. ……아니, 여기까지 오게 된 건 ‘어쩌다’가 아니었다. 욕심을 부렸기 때문이지. “희주야, 잊었어? 소유욕. 나 아직도 너한테 그딴 거 갖고 있는데.” 첫눈에 그녀의 세상을 멈추게 했던 남자. 다른 세상에 사는 것만 같았던 그와 평생을 불가항력적으로 엮일 줄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