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한 약혼 2(완결)

· 도서출판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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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일 년이야. 그 시간 동안 정윤재의 약혼녀 이름으로 내 옆에 있어.” “이해할 수 없는 제안입니다. 대표님.” “내 옆에서 내 여자가 되라는 말이 어려운가?” 윤재는 고개를 비틀어 소율의 귓가에 입술을 대었다. “그 작품 대신 윤소율을 갖겠다고. 당신 어머니가 망가뜨린 그 작품, 변상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 더 필요해?” 소율은 온몸에 힘이 빠져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 제 여자가 되어라. 그 불온한 제안의 의미를 모르지 않았다. 미치도록 불쾌하지만, 슬프게도 흔들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10억, 그걸 진짜 대체 무슨 수로 변상할 수 있냐고. “대표님, 그런 식의 방법 말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치욕에 순순히 동참할 수 없었다. “없어.” “후회하실 거예요. 그 작품값을 대신할 만큼 제가 가치 있게 재밌지 않으실 테니까요.” “……아니, 재밌어. 윤소율.” 그는 느릿하게 팔을 뻗어 손끝으로 그녀의 얼굴을 쓸어내렸다. 서늘한 느낌에 소스라친 소율이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재밌네. 벌써.” 윤재의 느른한 목소리가 빛을 잃은 룸 안에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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