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약속했던 한 남자가 있었다. 하지만, 그의 과거를 알게 된 순간. 그와의 관계는 악연으로 끝나 버리고……. 그 상처를 안고 새로운 남자를 만났다. 하지만 그는 감히 그녀가 바라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침대가 있는 자신의 방으로 재영을 끌고 들어온 태준은 그녀의 턱을 거칠게 붙잡아왔다. "흐흑!"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분노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아직 안 늦었어요, 신재영 씨! 나를 보고 똑바로 대답해 봐요. 내가 정말 당신을 잘못 본 건가요?” 그녀에게서 다른 말이 나오기를 그는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사랑을 기대할 수 없는 재영은 그가 원하는 대답을 차마 해 줄 수 없어 눈을 감으며 말했다. “더 이상은 비참해지기 싫어요. 빨리 끝내주셨으면 좋겠어요.” “아…….아.....!” 절망적인 그녀의 대답에 태준은 낮게 신음을 내질렀다. 그녀를 잡고 있던 그의 손이 힘없이 떨어졌다. 재영은 고개를 숙여 자신의 스웨터 단추로 손을 가져가며 말했다. “부담스러워 하실 필요는 없어요. 어차피 처음은 아니니까…….” 그가 그런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면서도 재영은 차분한 눈빛으로 스웨터 단추를 하나씩 풀어내려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