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서머스 2

· 황금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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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평생 바보를 연기해 온 암살자에게도.

이야기의 제왕 스티븐 킹의 신작 하드보일드 누아르 스릴러!


작가로 변신한 암살자의 마지막 의뢰를 둘러싼 복수와 구원의 서사를 그린 스티븐 킹의 장편소설 『빌리 서머스』는 암살 의뢰에 얽힌 쫓고 쫓기는 긴박한 서스펜스 속에서, 영민함을 숨기고 가짜 정체성을 연기해 온 청부살인업자가 글쓰기를 통해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진정한 작가로 거듭나는 ‘이야기 속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스티븐 킹은 그의 열렬한 독자라면 익숙하게 느껴질 공포나 오컬트 색채를 완전히 배제한 채 도전한 이 본격 하드보일드 누아르 스릴러로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변함없는 에너지와 자신감을 증명하는 작품(《뉴욕 타임스》)”, “야심 차고 절제되어 있으며 강렬한 변신(《월스트리트 저널》)”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70대 중반에도 왕성한 창작력을 과시했다. 스티븐 킹의 세계관에 기반한 드라마 「캐슬록」을 제작했던 J. J. 에이브럼스의 배드 로봇 프로덕션이 드라마화를 준비 중이다.


은퇴를 앞둔 암살자가 마주한 ‘마지막 한탕’의 징크스


누아르가 한 장르라면, ‘마지막 한탕’은 서브 장르다. 그런 영화에서 마지막 한탕은 항상 문제가 생긴다. 빌리는 도둑도 아니고 조직 폭력배와 함께 일을 하지도 않으며 미신을 믿지 않지만 그래도 마지막 한탕이라는 단어에 신경이 쓰인다._본문에서


‘나쁜 놈’을 타깃으로 삼아 열일곱 번의 의뢰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 마흔네 살의 청부살인업자 빌리 서머스는 범죄의 세계에서 벗어나 완전히 은퇴하기를 갈망하고 있다. 그러나 거부할 수 없는 큰 금액을 대가로, 살인 혐의로 수감되어 재판을 받을 예정인 남자를 살해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저격 상대를 처리하려면 재판일까지 법원의 인근 마을에 잠복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준비된 위장 신분이 바로 예비 작가다. 좋아하는 만화책 시리즈의 설정을 줄줄 꿰고 에밀 졸라와 윌리엄 포크너, 찰스 디킨스 등의 작품을 섭렵했지만, 의뢰인을 대할 때는 철저하게 ‘바보 빌리’라는 둔한 인물을 내세웠던 빌리로서는 도무지 내키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완벽한 위장을 위해 쓰기 시작한 수기는 ‘첫 살인’의 기억부터 군인 시절에 이라크에서 목격한 참상까지, 묻혀 있던 트라우마를 서서히 일깨운다. 어느새 글쓰기에 진심이 되어 버린 빌리에게 무엇보다도 창작이 중요해질 무렵, 의뢰에 숨어 있던 음모가 그를 위협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애초부터 어긋난 빌리의 ‘마지막 한탕’은 탈출 과정에서 공교롭게 만난 첫 ‘독자’로 인해 또 다른 방향으로 질주하기 시작하는데.


『유혹하는 글쓰기』 이후 최고의 스티븐 킹 작법서


스티븐 킹은 『미저리』, 『파인더스 키퍼스』, 『그것』 등의 많은 작품에서 작가를 업으로 삼은 캐릭터들을 등장시켰고, 유일한 작법서인 『유혹하는 글쓰기』는 소설가를 지망하는 이들의 필독서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다. 책을 사랑하지만 글쓰기와는 전혀 인연이 없던 인물이 작가로 변신하는 과정을 다룬 『빌리 서머스』 역시 또 하나의 작법서에 버금가는 소설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등장인물의 이름을 바꿔야 하나? 이런 장면을 넣을까 혹은 넣지 말까? 스티븐 킹은 『빌리 서머스』 출간 후 《에스콰이어》와 한 인터뷰에서 이런 질문들을 처음으로 마음속으로 던진 인물의 심리를 쓰는 경험에 대하여 “나를 초심으로, 정말로 이야기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걸 깨닫고 느낀 자유로움으로 되돌아가게 했다. 이야기를 쓸 수 있으며 자신의 일부를 조금 드러낼 수 있다는 감각은 일종의 도취감과도 같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투박한 어린아이의 목소리에서 시작해 점차 다듬어진 언어로 빌리란 인물의 내면을 탐구하는 ‘이야기 속의 이야기’, 그리고 그것이 끼치는 영감에 대하여 감동적으로 그려 낸 결말이야말로 글쓰기의 힘에 대한 스티븐 킹의 신념을 엿볼 수 있는 이 작품의 백미다.


이것은 하나의 도전 과제다. 그는 과연 허구의 인물인 바보 빌리의 관점에서 자신의 일대기를 쓸 수 있을까? 위험 요소가 있긴 하지만 가능할지 모른다. 윌리엄 포크너는 『소리와 분노』에서 백치의 이야기를 썼다. 대니얼 키스의 『앨저넌에게 꽃을』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더 있을지 모른다._본문에서


문제는 어린 빌리의 음성이다. 빌리는 그 음성으로—적어도 의식적인 선상에서는—글을 쓸 생각이 없었는데 결국 쓰고 말았다. 마치 최면에 걸려서 그 시절로 퇴행하기라도 한 것처럼. 어쩌면 글이라는 게, 정말 의미 있는 글인 경우에는 그런 것일지 모른다.


이제 그는 작품을 발표하는 작가는 위험을 자초하는 셈이라는 것을 알겠다. 지금까지는 몰랐고 심지어 고민한 적도 없는 부분이었건만, 그것이 글쓰기가 매혹적인 이유 중 하나다. 나를 봐.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 주고 있잖아. 옷을 벗었어. 나를 드러내고 있어._본문에서

Autoren-Profil

스티븐 킹 Stephen King

1947년 메인주 포틀랜드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를 따라 여기저기 이사 다니며 힘든 생활을 하면서도 형이 발행하던 동네 신문에 기사를 쓰면서 글쓰기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킹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작품은 1974년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 『캐리』였다. 원래 쓰레기통에 처박혔던 원고를 아내인 태비사가 설득하여 고쳐 쓴 이 작품으로 킹은 작가로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고, 그의 작품들은 지금까지 3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3억 500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을 만큼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공포의 제왕’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인간의 심층적인 두려움을 자극하는 데 탁월한 작가로 알려졌지만, 공포 소설뿐 아니라 SF, 판타지, 서스펜스를 넘나드는 방대한 작품 세계를 통해 대중적 인기를 얻는 동시에 뛰어난 문학성을 인정받으며 명실공히 ‘이야기의 제왕’으로 자리매김했다. 2003년 킹은 미국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전미 도서상 시상식에서 미국 문단에 탁월한 공로를 세운 작가에게 수여하는 평생 공로상을 수상하였고 1996년에는 오헨리 상, 2011년에는 LA 타임스 도서상을 수상하며 문학성을 입증받기도 했다. 이 외에도 브램 스토커 상 15회 수상, 영국환상문학상과 호러 길드 상 각 6회, 로커스 상 5회, 세계환상문학상 4회를 수상하는 기록을 남겼다. 2015년에는 작가 인생에서 처음 도전한 탐정 미스터리 『미스터 메르세데스』로 영미권 최고의 추리소설상인 에드거상을 수상하며 왕성한 활동을 과시했다.


킹은 특히 할리우드가 사랑하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대표작인 『캐리』, 『샤이닝』, 『살렘스 롯』, 『미저리』, 『돌로레스 클레이본』, 『쇼생크 탈출』, 『그린 마일』, 『미스트』 등이 명작으로 손꼽힌다.

이은선

연세대학교에서 중어중문학을, 국제학대학원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했다. 편집자, 저작권 담당자를 거쳐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스티븐 킹의 『11/22/63』, 『닥터 슬립』, 『리바이벌』, 빌 호지스 3부작 (『미스터 메르세데스』, 『파인더스 키퍼스』, 『엔드 오브 왓치』), 『악몽을 파는 가게』, 『자정 4분 뒤』, 『악몽과 몽상』, 『아웃사이더』, 『인스티튜트』, 『피가 흐르는 곳에』를 비롯하여 『실크하우스의 비밀』, 『모리어티의 죽음』, 『맥파이 살인 사건』, 『그레이스』, 『도둑 신부』, 『아킬레우스의 노래』, 『키르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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