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자신을 포기함으로서 절대적인 힘을 갖게 되는 것. 에로스의 금화살에 찔려 그를 처음 본 순간부터 열렬한 사랑에 빠진 가련한 인간과 절대 만들어져서는 안 되는 파멸과 광기의 화살에 찔린 신의 무저갱 같은 사랑. “넌 나의 애완이다.” 무저갱에는 끝이 없다. 하염없이 아래로, 아래로 추락하는 것뿐이다. *** “애완이 무엇인가요?” 그의 말에 아폴론은 아브기의 가슴부터 복부까지 손으로 천천히 쓸어내렸다. “내가 귀여워하는 존재지. 날 따르고 내게 맹목적으로 의지하는 것을 내가 귀여워하는 것이란다.” “귀여워하는 존재요……? 그럼 저를 미워하지 않으시는 거죠?” “내가 널 어찌 미워하겠느냐. 아끼고 아끼느라 너무 늦었구나. 아브기. 넌 날 위해 봉사하는 이란다.” “봉사요? 제가 어찌 봉사하면 되겠습니까? 델포이의 신자가 되면…… 읏!” 아브기가 신나 물으려다, 이내 아폴론이 제 젖꼭지를 쥐어짜듯 잡아당기자 아픈 듯 인상을 찌푸렸다. “이미 피티아가 제 할 일은 다 하고 있어. 신자는 필요 없다.” “그럼 저, 저는 뭘 하면 좋을까요?” 아브기는 미움받고 싶지 않은 듯 천천히 그를 올려다봤다. 아폴론이 제 가슴께를 문지르는 것도, 자신의 가랑이 사이를 무릎을 꾹 누르며 내려다보는 것도, 온통 알 수 없는 행동투성이였다. 이내 아폴론이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네가 할 일을 알려주마.” ※ 이 작품에는 강압적 관계, 자극적 단어, 양성구유 등. 하드코어한 요소가 들어가 있습니다. 작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