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밤. 자취방에서 혼자 TV 오락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다. 방송출연자들이 나란히 앉아있는 다리 사이로 검은 머리를 앞으로 쓸어내린 여자가 쪼그려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오락프로그램 내용의 일부이긴 하지만 너무 섬뜩해서 나는 재빨리 리모컨으로 TV를 껐다. TV를 껐는데도 그 여자가 화면에 그대로 남아있었다. 곤지암 정신병원, 영덕 횟집, 제천 늘봄가든, 대한민국 최악의 3대 흉가(凶家)에서 벌어지는 건달들과 귀신들의 전쟁. 자신들이 죽은 존재라는 걸 모르고 있는 귀신들, 자기들이 귀신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건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