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흑막들에게 해피엔딩을 외전

· 티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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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을 구박하는 언니 엑스트라로 빙의한 지 5년 차. 나는 누구보다 간절하게 여주인공 ‘이사벨’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피폐한 이 소설 속 인물들은 유년 시절 트라우마로 정신이 건강하지 않았다. 세상 모든 어린이는 무조건 행복해져야 하거늘! 나는 피폐의 시작을 내 손으로 싹 다 뜯어고치리라 마음먹었다. 그런데, 나는 단순한 빙의자가 아니었나 보다. “애초에 너를 이 세계로 불러들인 게 나예요. 너는 사명을 완수해야 합니다.” 대신관이 지목한 어린 네 흑막들의 운명을 바꿔 세계에 일어날 대전쟁을 막는 것. 한데, 내가 지금까지 해온 행동들이 인과율을 높이고만 있다고? 그래도 괜찮을 거라는 자만이 불러온 뼈아픈 패배 속에서, 나는 더 이상 어떤 이유로든 소중한 이를 빼앗기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해야 할 것은 너무도 많았다. 그래서 한켠에서 피어오르는 마음을 외면했다. 그로 인해 상처받을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네게서 뭔가를 얻고 싶어서 구애를 하는 것이 아니다.” “전하……!” “너라면 내 감정을 이용해서 무슨 짓을 벌여도 좋다. 모르는 척 휩쓸려 주지. 어떤 형태로든 네 가까이에 있을 수만 있다면 난 상관없다.” 포기해주길 바랐다. 아니, 사실은 계속 붙잡아주길 바랐을지도. “나는 계속 너를 사랑할 것이다. 네가 날 쓸모없다며 내치기 전까지는 계속.” 내 속을 꿰뚫어 보는 뻔뻔한 남자는 끝내, 이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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