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빨아? 어딜? 보지 않아도 내 얼굴이 얼마나 빨개졌을지 상상이 된다. 나는 시트를 끌어당겨 헤드 보드 쪽으로 물러나며 이환을 경계했다. “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응?” 이환은 나를 안심시키기 위한 해맑은 웃음을 지었다. “괜찮아. 나는 유부남도 아니고, 약혼자도 없고, 애인도 없으니까. 난, 은라영이 마음껏 빨고 싶으면 빨아도 되는 남자야.” 빨긴 뭘 빨아! 섹시한 이환의 입에서 거침없이 흘러나오는 음란한 말을 더 듣지 않으려, 귀를 틀어막고 비명을 내질렀다. 나, 은라영. 필요한 건 사회적 능력과 인정뿐, 빛나는 이환이 아니었다. 그런데 대체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빛나는 이환이 나와 하룻밤 거사를 치렀다니, 내 불안한 멘탈이 뿜어내는 의심은 우주를 집어삼킬 수도 있을 만큼의 크기로 증폭됐다. 확인을 해야 해, 그냥 넘어갈 순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