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꿈 속에 갇힌 여자, 은하. 황제는 그녀에게 사랑을 요구한다. “나를 사랑하도록 해.” “제게 원하시는 게… 사랑… 이란 말씀이세요?” “최대한 간단하게 말하면. 그래.” 꿈보다 끔찍한 현실을 살아가는 황제, 하투칸. 그의 심장이 그녀를 원하기 시작했다. ‘그의 피는 여자의 영혼을 원하고, 여자는 피의 주인을 죽음으로 이끌리라!’ 저주로 연결된 인연인 두 사람은 잔혹한 운명의 고리를 끊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 ------- “폐하를… 사랑해요.” “이름을 불러봐. 내 이름이 뭐지.” ‘감히 내 침대에서 다른 사내의 이름을 불렀던 걸 후회해야 해. 너는.’ “하투칸… 폐하를… 사랑해요.” 진실 따위, 상관없어. 아니 이제 진실이 뭔지도 모르겠어. 은하는 그렇게 생각했다. 제가 대체 어디서 와서 여기 이 남자와 몸을 섞고 있는 것인지 모르면서 사랑을 하는지 안 하는지는 어떻게 안단 말인가. 지금 그녀는 하투칸에게 매달려 있었고 그의 눈을 보며 붉게 상기된 얼굴로 사랑한다는 고백을 하게 된 것이다. 거울에 비친 그녀의 모습은 확실히 하투칸을 향해 애절한 고백을 하는 여인 그 자체였다. -본문 중에서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