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설 1/2

· 도서출판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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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살짝 찌푸린 얼굴을 바라보던 희설의 손이 저절로 그에게로 향했다. 마음을 가다듬기 전 무의식적으로 나온 행동이었다. 그녀의 손에 닿은 뺨이 지나치게 차게 느껴지자 희설은 침상에서 이불을 가져와 덮어주었다. 침상 옆 의자에 앉아 잠이 든 석왕의 모습을 며칠 전에 발견했더라면 한없이 불편하고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단단한 태산이 옆에 버티고 있는 듯 든든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인정하기 쉽지 않았지만 그녀가 지난밤 더는 악몽에 시달리지 않고 잠들 수 있었던 것도 그가 옆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석왕 전하, 당신을 대체 어떻게 대해야 하는 거죠?’ 그렇게 다짐했음에도 지난밤 그에게 마음 깊이 의지해버렸음을 깨달은 희설은 한참동안 석왕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잠시 후, 그녀의 입에서 신음과 같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석왕 전하, 저에게 이리 잘해 주지 마세요. 자꾸 기대고 싶게 만들지 마시라고요. 이리 잘해 주시면…… 전하의 마음이 진짜라고 믿게 될지도 모른단 말입니다!” 희설은 그를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눈을 질끈 감았다. 그에게 기대고 싶은 충동이 커질수록 고통도 점점 더해갔다. 애써 안 된다 마음을 다잡았지만 다시 눈을 뜨고 잠든 석왕을 바라본 순간, 그녀의 눈에는 순식간에 눈물이 고였다. 그렇게 가슴을 넘어 온몸으로 스미기 시작한 온기는 쉽사리 그녀를 놓아주지 않고 희설의 가장 깊은 곳으로 자꾸만 밀려들었다. 어떻게 멈춰야 할지는 그녀조차도 알지 못했다. 그저 바닷물처럼 밀려드는 그의 온기를 끊임없이 받아들일 뿐이었다.

About the author

필명 : 사영 작가이력: 피우리넷과 로망띠끄에서 희설(熙雪) 연재중 완결작 - 사랑해도 돼요?, 상사화, 추억버리기, 붉은 낙인- 그를 움켜쥐다, 연인, 한숨한자락 출간작- 운명, 연리지, 운라무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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