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님, 소원을 들어주세요! (외전증보판)

· 도서출판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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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실습 저승사자, 해우. 느닷없이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여자, 예서. 남자 한 번 제대로 만나 본 적 없던 그녀가 한 달 뒤면 죽는단다. 결국, 남은 삶의 목표가 한 번도 못해 본 ‘뜨거운 연애’가 되어 버렸다. -본문 중에서- 화끈거리는 몸을 주체할 수 없던 예서는 간절함과 끈적임이 녹아든 눈빛으로 해우를 바라보며 속삭였다. “지금 꼭 해야겠어. 안 그럼…… 미칠 것 같아.” 이제 마음이 머리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저승사자라 안 된다’는 생각이 더 이상 떠오르지 않았다. 당장이라도 그가 자신을 껴안아 주길 바라는 마음만 들 뿐이다. 예서는 뒤꿈치를 살짝 바닥에서 떼어 냈다. 높은 힐이 떠오르자 입술이 해우에게 가까워졌다. 그 순간, 해우가 팔뚝을 한 번 세게 틀어쥐었다. 그대로 움직임을 멈춘 예서가 큰 눈으로 가까워진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 “나 사람 아니라고.” 선을 넘으려는 그녀를 막을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이었다. 예서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사람 아니어도 된다고. 그냥…… 해 줘, 당장. 미치겠다고. 너무…… 하고 싶어서.” 도발적인 예서의 말에 해우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부정하고 싶었지만, 흔들리는 건 해우도 마찬가지였다. 인간의 형상이 된 순간부터 그들과 동일한 감정과 신체의 변화가 일어난다. 남성의 몸을 한 해우는 제게 덤벼드는 저돌적인 예서로 인해 아래로 온 신경이 쏠리고 있었다. 정말, 미친 짓 같지만……, 그녀가 말한 그걸 하고 싶어졌다. “후회하지 마.” 낮은 음성으로 경고를 내뱉은 입술이 그녀에게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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