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필요한 건 서방님이라고요!” 전장의 사신이라 불리는 대장군 청운은 맹랑한 열두 살 소녀에게 청혼 아닌 청혼을 받게 되고 이후 오랜 전쟁을 치루고 돌아온 청운. 해화는 도성에 소문이 자자한 절세가인이 되어 있었는데... “지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물을 거니 결정 잘해.” 의견을 묻는다면서도 마치 겁박하는 듯한 성난 음성이다. “내가 하고 싶은 거. 지금 해, 말아? 조금 아플 수도 있는데, 미친 듯이 좋을 수도 있어.” “그게…….” “응? 말해 봐.” 잠시 머뭇거리는 해화에게 청운이 다시 한 번 물었다. 제발, 제발 싫다고만 하지 마! “해, 말아?” “……해, 해 주세요.” 끝내 긴 기다림 끝에 흘러나온 허락. 그것은 청운의 이성을 통째로 날려 버렸다. 더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청운은 퍽 다급한 손길로 해화와 제 옷을 거의 찢듯이 벗겨 버렸다. 꽁꽁 싸매져 있던 옷 밖으로 드러나는 해화의 나신. 그것을 마주하고만 청운은 잠시 숨을 멈췄다. “……어여쁘다. 진정 아름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