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 보면 참으로 단순하게 결정내리지 못할 일들이 많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해 죽을 때까지 어쩌면 우리는 끝까지 고민만 할지도 모른다. “야. 이 조카 18색 크레파스야!” 하지만 처음 보는 이한에게 혜주는 시원하게 욕을 날렸다. 영혼까지 끌어올린 숫자 욕을 말이다. “너 술 깨면 기억해, 못해.” 무대포에다가 떽떽거리기만 하는 삐약이 같은 여자인데. 분명 싫어하는 여자 스타일을 전부 끌어다 모은 거나 다름없는 여자인데, 자꾸 눈에 밟힌다. 처음부터 ‘악연’이라는 연관 검색어로 마난 두 사람이 교수와 제자로 만났다? 생각이고 뭐고 다 필요 없어. 그냥 끝까지 단순하게 가 보자고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