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고우신 우리 세자저하, 그 아름답고 청아한 얼굴을 더럽고 천박하게 물들이고 싶습니다.” 세자를 탐하는 호위무사 헌석. “헌석아, 나는 언제나 너를 기다린다. 네가 나의 목을 벤다고 해도 원망할 수 없지.” 헌석을 은애하지만 연의 세자라는 신분 때문에 표현하지 못하는 윤승 “세자가 이 몸을 기껍게 유혹하길 기대한다. 나에게 미약을 몰래 먹이고, 스스로 구멍을 벌름대며 양물을 쑤셔달라 앙앙 울길 바라지. 네가 나를 원하도록 만들 것이다.” 상처받은 윤승을 자상하게 감싸주나, 넘치는 음담으로 곤란하게 하는 위나라 태자 진 세자를 향한 두 남자의 집착과 탐닉, 그리고 달달한 연정의 이야기. ###작품 속 일부### 윤승은 식겁하며 바닥에 내려왔다. 하지만 무릎을 꿇으며 사죄를 올리기도 전에 양팔이 붙잡히더니, 결국 태자의 옆에 앉고 말았다. 대체 왜 이러신단 말인가? 윤승이 어찌할 줄 모르고 일단 고개를 숙이는데, 태자가 그의 턱을 잡아 올렸다. “잘 컸구나.” “….” “그림보다 훨씬 아름답다.” 원한이 아니라 호의에 가까운 목소리였다. 이는 희보(喜報)였으나, 그 호의가 생각보다 너무 짙어서 당황스러웠다. “…태자전하의 은덕이옵니다.” 윤승은 어찌 답해야 할지 말을 고르다, 의례적인 답을 하였다. 그러자 다시 허리에 팔이 감겨들었다. “이 몸의 은덕이라. 내 덕분에 이리 아름다워졌단 말이렷다?” 그저 웃사람에 대한 형식적인 말을 저리 받아치니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이제 와 아니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러하옵니다.” “허면 이 몸에게 보답을 해야겠구나.” “예?” 윤승이 너무 당황스러운 나머지 예법도 잊고 반문하는데, 태자가 그의 등허리를 바짝 잡아당겼다. “접문이 좋겠구나.” 윤승은 딱딱하게 굳었다. 태자가 왜 온 것인지, 이왕자 측에 힘을 실어주려 하는지 아닌지는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태자는 지금 자신을 희롱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