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쾌한 선(線)과 농담(濃淡)으로 풀어낸,
농담(弄談) 같은 선(禪)의 통쾌한 가르침
왜 스님은 강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내를 태연하게 보고만 있을까? 왜 스님은 매서운 얼굴로 한 손엔 장검을, 한 손엔 고양이를 그러쥐고 있을까? 왜 사내는 경전을 박박 찢으며 호기롭게 웃고 있을까? 왜 원숭이들은 물에 비친 달을 향해 손을 뻗고 있을까? 어느 누구도 알려주지 않은 한중일 옛 그림 속 숨은 이야기를 선사들의 시와 함께 흥미롭게 담아냈다.
자신의 마음을 깨우치고 철저하게 밝히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았던 선(禪)의 구도자들. 그들의 깨달음을 소재로 그린 선화는 마음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오랜 시간 전통미술을 연구하며 글을 매만져온 저자 김영욱은 선화의 숨은 뜻을 다채롭게 밝혀줄 선시를 다양한 문헌에서 엄선하여 수록하고, 이와 관련된 일화와 배경을 작가 특유의 친근하고 담박한 문체로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특히 뛰어난 문학적 상상력과 감수성이 진하게 배어 있는 설명은 그림 속 인물과 배경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쉼 없는 세상에서 막막한 삶을 살아가는 당신에게, 청량한 휴식을 안겨줄 선(禪)예술 인문교양서.
김영욱
옛 그림을 보며 차담(茶談) 나누기를 좋아하는 전통미술 연구자.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서 전통회화를 전공했다. 한국미술사를 공부하기 위해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미술사 석사과정을 마친 뒤,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한성대학교 등에서 한국의 전통회화와 회화사를 강의했으며, 2017년부터 《법보신문》과 인연을 맺고, ‘불교 작가를 말하다’ ‘선시로 읽는 선화’ 등 옛 화가들과 현대 작가들의 그림을 읽고 소개하는 짧은 글을 연재했다. 지금은 조선 시대에 그려진 고사화(故事畵)를 연구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옛 그림에 담긴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는 짧은 글을 틈틈이 쓰고 매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