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연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살아가던 연우. 어느 날, 엄마와 함께 교통사고를 당하고 ‘하이랜드’라 불리는 이상한 세계로 떨어지고 말았다. “살아난 건 좋아. 근데 하필이면 왜 노예 신세냐고? 그것도 가장 불길하게 여겨지는 붉은 눈의 노예! 게다가 곧 미친놈의 하렘으로 팔려 가야 한다니!” 때마침 티온제국의 황제 ‘제이드’와 중앙의 성자 ‘프리모스’가 달콤한 제안을 해 온다. “비참한 운명을 바꿀 방법이 있다면 하겠느냐?” “그게 뭐죠?” “분에 넘치는 찬사와 추앙을 받는 북쪽의 성자 카이든, 그를 유혹해서 타락시켜라. 그럼 네 엄마와 널 노예 신세에서 벗어나게 해주지.” “할게요. 하겠습니다.” 연우는 할 수밖에 없었다. 해야만 했다. 엄마와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우여곡절 끝에 만난 카이든은 세간에 알려진 그대로 고결하고 위대하며 훌륭한 성자 중의 성자였다. “좋습니다. 연우, 당신을 제 ‘위로 담당 노예’로 두도록 하죠.” 어떤 형태로든 그의 곁에 남게 된 건 다행이지만 금욕적이기만 한 성자님을 어떻게 유혹해야 하는 걸까? “모르겠다. 일단은 ‘위로 담당’ 일을 잘하는 수밖에. 드라마 배역을 맡아 연기한다고 생각하면 될 테지. 가진 재주를 모두 동원해서 노력하는 거야!” 그런데… 날이 갈수록 연기가 아닌 것 같았다. 정말 성자님을 사랑하게 되고 말았다. 그도 어느덧 연우에게 진심이 되어 있었다. “성자님, 당신을 파멸시키고 싶지 않아요.” “제가 원합니다. 연우, 당신을 안을 수만 있다면 타락이든 파멸이든 뭐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