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 준비생인 남주와 그런 그를 지켜봐주는 여주. 11년 동안 연애해온 두 남녀가 겪는 ‘각자’의 성장통과 ‘우리’의 성장통을 통해서 사랑이란 것은 인생과 마찬가지로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는 일상임을 확인하기. 사랑을 깨달아가는 찌릿한 이끌림과 애절함과 기적만큼이나, 이미 이루어진 사랑도 가꾸고 두 눈 부릅뜨고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이야기하기. 〈본문 중에서〉 버둥대는 인서를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할 만큼 자신의 품으로 거세게 끌어안은 휘 때문에 인서는 말을 마치지 못했다. 한 손으론 인서의 허리를, 다른 한 손으론 인서의 뒤통수를 꽉 잡은 채 휘는 잠시 숨을 골랐다. 그러고는 인서의 정수리에 턱을 내리며 말을 뱉었다. “정말로 감자전이랑 배추 팔게 되면.” 인서는 계속 몸을 비틀었다. “너는 내가 부끄러울 거야.” 숫제 부러뜨릴 듯 인서를 옥죄어 안으며 다시 한 번 토해내는 말. 어떻게 그런 말을 하냐고 소리치고 싶었던 인서는, 순간 비틀거렸다. 아, 휘야, 어떡하니. 나 부끄러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