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프린스노벨'은 색(色)다른 상상이 가득한 에피루스의 BL브랜드입니다] 녀석을 좋아한 것 같다. 녀석의 유혹에 빠져들어 나도 모르게 키스, 키스에 이어 더한 짓도, 한 적이 있었다. 시간이 지난 후엔 그 모든 것은 그저 어린 날의 실수라고 생각했다. 같은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 따윈 모두 잊고, 평범한 남자, 평범한 남편으로 살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9년 만에 다시 만난 녀석 때문에, “기억나? 그날 너희 집 창고에서…… 했잖아.” “하긴 뭘 해, 미친 새끼가.” “진짜 기억 안 나? 기억나게 해줘? 여기서?” 이제 어린 날의 실수는 더는 실수가 아니게 된다. . . . “지울아. 그만 좀…… 이런 거, 하지 말자.” “이제 와서?” 희준은 두 손으로 제 머리를 쓸어 올리다가 머리카락을 쥐어뜯었다. 괴로움에 눈이 감겼다. 자연스럽게 집에, 침대에, 자신에게 파고드는 이놈을,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진짜 나한테 바라는 게 뭐냐?” “결혼 때려치워.” “닭대가리냐? 내가 내 결혼 방해하면 죽여 버린다고 했지?” “죽여. 죽이면 좋지. 언제든 네 옆에 있을 수 있겠네.” 지울은 한 손으로 희준의 눈을 뜨게 한 뒤 웃었다. 그런 지울이 미워서 희준은 노려보았다. 그러자 지울은 그렇게 보지 말라는 듯 그의 눈가를 손가락으로 움직여 웃는 눈초리로 만들었다. “너답게 살아. 준아.” 희준은 기가 찼다. “같은 사내새끼끼리 이러고 있는 게 나다운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