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반(VAN) (전4권/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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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이상〉
백만 분의 일의 확률로 남자주제에 마녀의 피를 이어받은 반. 반은 손에 잡히는 대로 망가뜨리고, 밟고, 머리로 박고, 오만불손한 짓을 저질렀다. 그때마다 대모의 혹독한 처벌이 내려졌지만 결코 굴하는 일 없이 한결같이 사고를 쳐 댔다. 그런 반의 행동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은, 그래. 듀카가 나타나면서였다. “이거 뭐야?” “듀카다. 앞으로 잘 키워 봐라.” 갑자기 작은 아이를 데리고 와서 냅다 품에 던져 주는 대모의 행동에 반은 눈을 크게 떴다. 미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대모는 사라져 버렸다. 반이 정신을 차린 것은 품 안에 있던 아이가 요란하게 울어 댔기 때문이었다. “으아아아앙!” “우와! 뭐야?! 이 귀를 압박하는 울림은?!!” 사색이 된 반은 아이를 바닥에 내려놓고 멀찍이 떨어졌다. 눈물에 콧물에 침 범벅이 된 얼굴은 끝장나게 추했지만, 이상하게 귀여웠다. “아, 안녕?” 어색한 인사를 하면서 웃자 아이가 갑자기 더 크게 울어 버렸다. 아직 3살이었던 듀카가 울음을 그친 것은 대모가 나타난 후였다. ‘아이 하나 못 보는 거냐?’ 냉랭한 시선을 던진 대모는 늘어진 듀카를 안고 방을 나갔고, 반은 녹초가 되어 바닥에 쓰러졌다. 달래도 눈물을 그치지 않는 아이. 그것이 듀카의 첫인상이었다. 뭐, 지금은 울리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철의 존재가 돼 버렸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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