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앞과 뒤, 두 아이는 그렇게 동전의 양면처럼 한날 한시에 등가죽이 서로 붙은 흉칙한 몰골로 세상에 태어난다. 운명의 앞쪽에서 운명이 이끄는 대로 순응하며 살아가는 소기! 운명의 뒤쪽에서 운명에 반항하며 살아가는 묵향! 무려 사백팔십 년 동안이나 천하무림을 지배하던 야망자, 암흑의 제황, 구겁지존의 육체없는 마령이 묵향의 육체 속으로 스며들며 천하무림은 구겁의 난에 휘말려든다. 하나의 육신 속에서 두 영혼이 충돌한다. 구겁지존은 말한다. "천하무림은 본존에게 지배되어야 한다!!" 묵향은 말한다. "빌어먹을, 그런다고 천하무림이 밥 먹여 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