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넌 내 아내인 임해주야.” 어느 날 갑자기 해주의 앞에 나타난 낯선 남자, 윤차준. 그녀를 6년 전 사라진 자신의 아내라 말하는 그에게, 해주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회피한다. 그러나 사실 그녀에겐 6년 전의 기억이 없었다.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잃어버린 기억. 그리고 그녀 주위의 그 누구도 말해 주지 않는 그날의 진실. 그녀에게 남은 것은 오로지― 기억하지 못하는, 자신을 만지는 익숙한 손길뿐. 그렇기에 그녀는 다시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정말 그를 사랑했었나?」 “넌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거야? 내가 널 어떤 식으로 안았는지, 내가 널 어떻게 사랑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느냐고!” 거친 호흡이 귀로 스며들었다. “이 방에서 너와 내가 어떤 키스를 나눴고, 어떤 밀어를 나눴는지 잊었다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그는 이해되지 않은 듯 여러 번 고개를 흔들었다. “기억해!” 그가 절규했다. “기억하란 말이야!” 그는 미친 듯이 키스했다. 소나기처럼 퍼붓는 키스는 기억하라는 매질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아픈 건 아니었다. 이렇게까지 기억하라고 소릴 치는 남자가 아직도 아내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온몸으로, 온 힘을 다해 알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날 기억해, 나를 기억해 줘.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