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데뷔 이래 법과 윤리, 정신의학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이 깃든 완성도 높은 미스터리 소설들을 선보여온 송시우 작가가 두 번째 소설집 《선녀를 위한 변론》(래빗홀, 2023)을 펴냈다. 동화로 잘 알려진 ‘인어 공주’와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에 뜻밖의 살인 사건이 벌어지며 이에 대한 법정 공방을 벌이는 특수 설정·법정 미스터리(〈인어의 소송〉, 〈선녀를 위한 변론〉)와, 뛰어난 관찰력과 통찰력 덕분에 미스 마플과도 닮아 보이는 아마추어 탐정 임기숙이 활약하는 클래식 미스터리(〈누구의 편도 아닌 타미〉, 〈모서리의 메리〉)로 작가는 치밀한 플롯과 놀라운 반전은 물론, 전작보다 한층 무르익은 유머와 위트까지 곁들인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여기에 어린아이를 살해한 청소년 용의자와 그를 취조하는 젊은 형사의 이야기로,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로서 송시우의 인장을 확인시키는 작품”(김수지)이라 할 수 있는 〈알렉산드리아의 겨울〉까지 더해지며 ‘송시우표 미스터리 종합 선물 세트’가 완성된다. 미스터리 내 다양한 갈래에 도전하여 언제나 인상적인 결과물을 내놓음으로써 한국 미스터리 문학장의 멀티 플레이어임을 증명해온 작가 송시우. 이번 소설집은 그가 꾸준한 시도들로 경신해온 성취들의 총 집합이다. 미스터리 장르의 전통적 미덕에 더하여 현대적이고 여성주의적인 감각까지 더한 《선녀를 위한 변론》을 열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