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민 저자 수민은 글에는 작가의 모든 것이 투영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참으로 따뜻한 사람이다.『턴-키』의 주인공 영민은 현실 세계와 이세계 바르크 대륙을 오가며 여러 가지 일들을 한다. 집을 짓고 리모델링을 하고 사람들을 치유하고 도와주기도 하지만, 부당한 국가권력에 저항하여 일인 시위를 하고 용역 깡패들과 맞서기도 한다. 전자가 한없이 온화하고 인간애로 넘치는 연약한(?) 사람이라면, 후자는 꺾이지 않는 용기와 의지를 가지고 꼿꼿이 솟아 있는 소나무 같은 사람이다. 두 개의 세계, 인간의 두 가지 측면. 그러나 작가 수민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한결같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그저 울며 가슴을 치며 피멍울을 만들다가 신에게 간구하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약한 존재들에 대하여 품고 있는 가슴 저린 연민이다. 이 책이, 삶에 지쳐 나 하나만을 돌보기에 급급한 오늘날의 모든 현대인들에게, 베풂과 나눔의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