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진흙: Fuzzy Mud

· 창비청소년문학 Aklat 71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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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이야기꾼 루이스 새커가 돌아왔다!

『구덩이』를 뛰어넘을 ‘에코 스릴러’의 등장

『구덩이』의 작가 루이스 새커가 기발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 『수상한 진흙』(창비청소년문학 71)으로 돌아왔다. 전 세계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새커는 간결한 문체와 빈틈없는 구성, 따스하면서도 날카로운 유머로 1999년 뉴베리 상과 전미도서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작가의 새 책 『수상한 진흙』은 일견 평범해 보이는 학교생활의 갈등에서 시작해 환경오염과 대체 에너지 개발이라는 묵직한 문제를 다루어낸 장편소설로, 흥미진진한 전개와 다 읽고 나면 퍼즐을 완성한 듯한 느낌을 주는 치밀한 짜임새가 일품이다. 미국 현지에서도 2015년 8월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9위에 오를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범생이’의 모험 VS 과학자의 청문회

『수상한 진흙』의 이야기는 크게 두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 축은 우드리지 사립학교 아이들의 일상적인 이야기이다. 모범생 타마야, 문제아 채드 그리고 채드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마셜 등 세 아이가 주인공이다. 13살인 타마야는 지금껏 공부 잘하고 규칙 잘 지키고 선생님 말씀 잘 들으며 자라온 착한 아이다. 하지만 친구들에게 ‘범생이’라고 놀림받으면서 혼란을 겪는다. 두 학년 위인 채드는 여러 학교에서 사고를 쳐 쫓겨났을 정도로 문제아다. 아이들은 채드를 무서워하면서도 우러러본다. 이런 채드의 눈 밖에 난 아이가 마셜이다. 마셜은 여태껏 학교 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모든 일에 열정을 보였다. 하지만 채드에게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하면서 하루하루가 불행과 수치의 연속일 뿐이다.

이야기의 다른 한 축은 선레이 농장이다. 이곳은 이름만 농장이지, 사실은 휘발유를 대신할 연료를 개발하는 연구소이다. 여기서 값싸고 친환경적인 연료를 개발하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통해 ‘에르고님’이라는 미생물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인류에게 큰 희망이 되리라 기대했던 에르고님이 돌연변이를 일으키면서 큰 재앙이 닥친다. 『수상한 진흙』은 이처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가지 이야기가 절묘하게 엮여 있다. 에르고님을 둘러싼 과학자와 정치인 사이의 공방과 타마야를 비롯한 10대 아이들이 벌이는 사건이 교차하는 구성으로, 두 가지 이야기의 연관 관계를 퍼즐 맞추듯 추리해 나가는 재미가 일품이다.

자신의 한계를 깨뜨리며 성장하는 아이들

‘세상의 규칙이 언제 바뀌었지? 언제부터 나쁜 것이 좋은 것이 되어 버렸지?’ ―타마야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때린 사람은 채드인데, 곤경에 빠진 건 나라니!’ ―마셜

‘내가 없어졌다는 걸 아무도 모를 거야. 아무도 관심 없을 거야.’ ―채드

루이스 새커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주제는 모험과 성장이다. 저마다 나름의 문제를 지닌 아이들이 모험에 나서게 되고, 그 모험을 통해 관용, 청결, 용기, 공감, 품위, 겸손, 정직, 인내, 신중, 절제 등과 같은 덕목을 배우게 된다.(이 덕목은 『수상한 진흙』의 세 주인공이 다니는 우드리지 사립학교에서 특별히 강조하는 것들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정과 사랑의 가치에 대해 깨달으며 성장한다. 소극적이고 고지식했던 타마야는 위기에 처한 채드를 구하기 위해 두 눈 질끈 감고 교칙을 어긴다. 세상을 삐딱하게 바라보며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던 채드는 타마야의 진심 어린 손길에 마음을 열고 자신의 상처를 솔직히 드러낸다. 문제에 맞서기보다 피하기에 급급했던 마셜은 타마야가 위험에 빠진 것을 알게 되자 ‘수상한 진흙’에 발을 담그는 일마저도 감수한다. 그리고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세 아이는 결국 가까운 친구 사이가 된다.

두 개의 악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수상한 진흙』은 세 아이의 우정과 모험을 그린 청소년소설인 동시에 현대 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위기를 다룬 환경소설이기도 하다. 인구 폭발, 에너지 위기, 생명 공학, 전염병, 환경오염, 과학자의 윤리 등 소설에서 제시되는 다양한 문제들은 가히 ‘21세기 판도라의 상자’라 부를 만하다. 그중 시선을 끄는 것이 두 개의 악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만 하는 ‘홉슨의 선택’이다. 『수상한 진흙』 속 정치인들은 거대한 참사가 다시 일어날 가능성과 에너지 고갈의 위험 사이에서 고민하지만 결국 만장일치로 에너지원의 생산에 표를 던진다. 그 선택이 나중에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다른 일련의 사건들은 보기 좋게 해결되었지만, 위험의 불씨가 남은 채로 작품은 끝난 셈이다.

이로써 새커는 해피엔드라며 만족스럽게 책장을 덮고 싶은 독자들에게 묻는다. 새로 상용화된 에르고님이 증식하다가 다시 돌연변이를 일으킨다면? 그것이 새로운 자연환경과 만나 또 다른 수상한 진흙이 생겨난다면? 지구라는 제한된 환경에서 인류가 발전하는 한 계속될 수밖에 없는 문제가 다시 한번 환기된다. 에르고님처럼 좋은 의도로 만들어졌지만 나쁜 결과를 불러오는 인공물이 앞으로 얼마든지 개발될 수도 있고, 정치인과 과학자와 사업가들이 결정한 일들이 평범한 이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러니 현대 사회가 직면한 문제와 어른들의 결정을 꾸준하고 세심한 눈으로 바라볼 것을 이 작품은 당부한다. 에필로그에서 세 아이가 일상의 공간을 벗어나 높은 나무 꼭대기에 올라 세상을 전망하는 장면에서 작가의 당부가 전해온다.

Changbi Publis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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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ngkol sa may-akda

루이스 새커

1954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잠시 변호사로 일하기도 했으나 본격적으로 독자의 호평을 얻기 시작하면서 전업 작가가 되었다. 현재 미국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한 명으로, 1999년 『구덩이』로 미국 어린이문학 최고 영예인 뉴베리 상을 받았다. 『웨이싸이드 학교 별난 아이들』 『웨이싸이드 학교가 무너지고 있어』 『작은 발걸음』 등 여러 책을 썼다.


김영선

창비 청소년출판부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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