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볼 줄 아는 수신족, 화서는 왕궁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저잣거리에 나갔다가 고아 소년, 단을 만난다. 호기심 반 동정 반으로 거둔 단은 8년이 지나 훤칠한 청년으로 장성하고, 화서를 향한 마음이 깊어만 가는 단과 달리 화서는 자꾸만 그를 외면하는데- * “나는 궁에서 자라, 남녀가 어떻게 교합하는지도 모르니 장가가자마자 소박맞을 판이지 않겠어? 정말로 날 내쫓을 거라면 화서, 네가 남녀 간의 정사에 대해 알려 주렴.” “......나도 정사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는데?” 화서가 긴장한 것이 역력한 말투로 대답했다. 순진하기도 하지. 뱃속을 뜨끈하게 하는 알 수 없는 희열에 단이 웃었다. 그 나직한 웃음에 따라 그녀의 살결도 파르르 떨렸다. “잘되었네. 신도 모르는 게 있구나. 이참에 화서도 공부하면 되겠다.” 단의 뾰족한 송곳니가 화서의 둥근 어깨를 잘근잘근 깨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