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이승우는 운전석에 폭 기대서 고개를 뒤로 젖혔다. 그는 냉정하게 선을 긋고 도망가기 위해 눈을 굴리는 백수린을 보낼 생각이 없었다. “객관적으로 생각해 봐요.” 그가 운전대에 팔꿈치를 기대고 고개를 까딱였다. “이 얼굴에, 이 몸에 누나 좋다는 동정남이 어디 흔할까.”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누나 성격에 앞으로 살면서, 나 같은 새끼 따먹을 기회가 또 올 것 같아요?” 수린을 내려다보고 있는, 그의 쌍꺼풀진 눈매가 유난히 짙어 보였다. “흔하지 않을 텐데.” 놀란 토끼처럼 눈을 크게 뜬 수린을 내려다보며 승우는 옅게 미소를 지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승우는 백수린이 금방 넘어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본인이 그렇게 7년을 수절하게 될 줄 정말 꿈에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