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분명 한국행 비행기를 탔었는데, 잠깐 잠이 들었다 깨니 세상은 온통 끝없는 사막뿐. 겨우 구조되었다 싶었는데 구조자가 노예상인이라니! 필사의 탈출 끝에 구명줄처럼 눈앞에 나타난 아름다운 한 남자. “살려 주세요. 무엇이든 원하시는 건 다 드릴게요.” “너는 나에게 살려 달라 한 것을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래도 살려 달라 하겠느냐?” “네.” 그러나 그의 말대로 그 선택은 가장 돌이킬 수 없는 실수였다. “내 하렘에서 내 여인은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반항해서는 안 된다. 거절도 용납되지 않는다. 오로지 순종만이 살길이다.” “하…. 하렘이라고요? 여기가요?”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하렘일 리가 없었다. 내가 있는 이 아름답고 화려한 궁전이 하렘이어서는 안 됐다. “말도 안 돼.” 이제야 모든 의문이 풀렸다. 내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은 술탄이었다. “벗겨라.” 덜덜 떨리는 손을 들어 그의 옷깃을 잡았다.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 그래야 탈출을 하든 말든 할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