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안녕하세요. 코치님.” 그날의 언덕에서 당황하며 상혁을 봤던 것과 꼭 같은 눈빛으로 지금의 혜경이 상혁을 응시했다. 아니, 그때보다 세 배쯤은 커진 눈이라고 할까. 4년 만에 유혜경을 찾아낸 감격스러운 순간이지만, 타이밍이 유령이 나올 것 같은 공포 영화의 전조와 같았다. “아, 내가 너무 눈치 없이 끼어들었나 봐요.” 짧게 그어진 칼날처럼 상혁이 웃었다. 그러자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혜경이 두 눈을 연신 깜빡거렸다. 오래된 과거의 망령인데. “…….” 상혁에게는 도저히 인내할 수 없는 불쾌감을 주었다. 어둑한 골목에서 유혜경 그녀가, 다른 남자와 키스를 하려던 적절하지 못한 순간이 그의 표정을 매섭게 변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