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장한 남자 유라진으로 살게 된 여자 유라경 미친 도련님 최한준의 운전기사 우라질이 되다? 한준은 때려주고 싶게 귀여운 남자 라진에게 사랑을 느끼고 서서히 그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는데…… 차가운 눈을 지그시 일그러뜨리며 한준이 눈을 들어올렸다. 시선이 놈의 붉은 이마로 향했다. 거기에 딱밤 자국이 선명했다. 하얀 피부에 새겨진 새빨간 흔적이 어느새 꽤나 부풀어 있었다. 과하게 흰 피부다, 싶더니 유난히도 약한 것 같았다. 호오, 뜨거운 바람을 불고 연고를 발라 우쭈쭈, 라도 해줘야 할 것 같은 어처구니없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괴상한 충동이 또 다른 상상으로 변해갔다. 혀가. 사악, 우라질의 이마를 핥는다. 놀란 놈이 고개를 드는 것까지 엿 같은 허상이 아른댔다. 그러자 한준이 고개를 틀어 방향을 바꾼다. 긴 혀가 다시금 사악, 놈의 이마를 핥아 올려본다. “…….” 사악, 개처럼 또 한 번. 사악, 또 한 번. 대체. 뭔데. 그가 의도하지 않은 상상의 산물 속에서 한준의 눈은 차갑게 식었다. 어째서 이 작은 놈에게 이같이 야릇한 상상이 일어나는지 한준은 오싹한 기분에 미세하게 치를 떨었다. 남자인 놈을 상대로. 끌리고. 돌았거나. “아주 박살을 내버릴 줄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