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쳐 돌았습니까?"
첫눈에 반해 대뜸 던진 제안에 돌아온 것은 차가운 대답과 매서운 주먹뿐이었다.
오기와 집착으로 집요하게 구애해 보지만 뉘 집 개가 짖나, 저게 미쳤나 그런 반응만 돌아올 뿐.
‘정말 내 마음을 받아 주지 못하겠나?’
‘그럴싸한 말로 포장하지 마십시오.’
제국 제일의 검사이자, 황위 계승권을 가진 황족이라는 지위도.
남자 주제에 제국 3대 미인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외모도 아무 소용없었다.
‘아렌, 나는……!’
‘됐습니다. 전장에서 포로로 잡은 후에나 시도하시죠. 그 전에는 어림도 없습니다.’
철저하게 무시하고 선을 그은 중위는 고국으로 돌아가 그를 말끔하게 기억에서 소거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차가운 시선 한 조각조차 얻지 못한 렘펠크라이는 끝까지 돌아봐 주지 않는 이를 포기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일을 저지른다.
‘기억조차 하지 못할 아무것도 아닌 자로 남을 바엔, 차라리 용서받지 못할 죄인이 되겠다.’
원한과 증오라도 좋다.
그렇게라도 마음의 한 자락을 얻겠노라 마음먹은 렘펠크라이는 함정을 파 강제로 그를 덮친다. 하지만 원하는 것을 끝끝내 얻지 못하고…. 후회와 자책으로 얼룩진 밤을 보낸 렘펠크라이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제국으로 귀환한다.
그런데 포기하려니까 어째 여지가 생기고 기회가 생기는 것이……?
<신록의 세계관>
<바라누스 연작>
다카엔 (야생고양이의 습성, 낙화애련, 바라누스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