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 4

· 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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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물 #조직/암흑가 #복수 #직진남 #다정남 #존댓말남 #연하남 #대형견남 #상처녀 #피폐물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그리고 그 안에 한 줄기의 빛이 스며들기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다 포기한 제 인생. 한 번도 다시 살아 봐야겠다 욕심낸 적 없었던 제 인생. 이제는 다시 한번 살기 위해 발버둥 쳐봐도 되나 싶은 욕심이 생겼다. 아니, 그 남자의 손을 잡고 용기 내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 “원래 사람이 소심해요?” “제가 떳떳할 건 없잖아요.” 이 남자 앞에 당당할 건 없었고 내세울 것 또한 없었다. 한없이 작아지고 초라해지는 자신이 싫지만, 거부하려 해도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고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었다. 지환은 표정 없이 아련을 빤히 주시했다. 그에 반해 아련은 눈동자 한번 제대로 마주치지 못해 그를 바라보면서도 눈동자에 무거운 추라도 매단 것처럼 무거운지 아래로 계속 떨어지길 반복했다. 끝내 아련의 고개마저 아래로 떨어지려는 찰나, 그의 중저음의 목소리가 가볍게 툭 튀어나왔다. “좋아해요.” 그제야 사정없이 흔들리던 아련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지환의 눈을 똑바로 마주할 수 있었다. “내가 어디서 봤는데. 더 좋아하는 쪽이 을이 된대요.” “……….” “내가 을 할게요.” “………” “그러니까 내 앞에서 주눅 들지도 소심해지지도 작아지지도 말아요.” “……….” “자신감 좀 가져요.” 눈물이 눈 밑에까지 확 차올랐다. 서서히 눈 아래 고여 든 눈물이 끝내 무게를 이기지 못한 채 아래로 추락해 버렸다. 동시에 아련의 고개도 아래로 떨어져 버렸다. 너무 놀라,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런 소중한 감정을 받는 게 너무나 과분하다는 걸 알지만, 염치없게 욕심내고 싶었다. 좋아하는 감정을 알려주면서 그는 보잘것없는 내게 한없이 스스로를 낮춰주고 있었다. 참으로 신기하다 못해 고맙고 또 고마운 남자였다. 자신이 삶을 구제해 주다 못해 자신의 감정, 마음까지 구제해 주고 있었다. 한없이 낮아진 자존감과 위축된 감정을 다독이며 세워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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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명 : 신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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