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꼬마신랑

· 에피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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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유언으로 하게 된 이름, 나이,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의 결혼 대학도 취업도 다 망한 삼수생 이달리의 인생에 끼어든 처음 보는 신랑이…… 완벽하게 잘생겼다? “나 건들면 미성년자 추행이야. 알겠어, 누나?” 까칠한 꼬마신랑 태조와의 험난한 신혼생활이 시작되는데…… ‘뭐, 뭐야? 맨 정신으로 하자고?’ 남들보다 늦은 나이, 열아홉에 첫키스를 했고, 그 후로 몇 번의 아슬아슬한 시도는 있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 순결을 간직한 달리였다. 호기심에 가끔 야구동영상을 들여다보긴 했지만, 비명을 지르는 여자들의 그 안타까운 몸짓에 제대로 본 건 없었다. 건너건너 들은 무용담에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상상은 상상일 뿐. 현실은 분명 무언가 다를 거라는 막연한 기대 내지 불안이 자리했다. 때문에 술기운을 빌어 거사를 치르는 거야 어찌어찌 가능할 진 몰라도, 맨 정신으로 긴긴밤을 지새워야 한다 생각하니 똥줄이 탔다. 그런 달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신랑은 아무렇지 않게 옷을 훌훌 벗어 이부자리 밖으로 내던졌다. 하나 둘 쌓이는 그의 옷가지에 달리의 표정이 점점 울상이 되어갔고 말이다. ‘나, 나도 같이 벗어야 하나? 아니면 그냥 기, 기다려?’ 똥마려운 강아지 마냥 엉덩이를 들었다 놨다 하며 안절부절 하던 달리는 이내 자리에 누운 신랑의 기척에 저도 모르게 긴장한 빛으로 얼어붙었다. ‘뭐야? 셀프로 벗고 들어오라 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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