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없는 사람 - 문학과지성 시인선 397

· 문학과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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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14년 만에 묶어 낸 첫 시집 『슬픔이 없는 십오 초』로 대중의 폭넓은 사랑과 문단의 뜨거운 주목을 한몸에 받아온 시인 심보선. 그가 3년 만에 두 번째 발자국을 찍었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기쁨과 슬픔 사이의 빈 공간에/딱 들어맞는 단어 하나”를 만들겠노라고 선언한다. 바로 사랑이다. 여기서 시인이 연모하는 대상은 부재하는 연인, ‘문디Mundi’라 불리는 세상이며, 시인은 쓸모 있는 것을 만드는 노동이 아니라 쓸모없는 것을 만드는 이 사랑의 활동에 골몰한다. 그리하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예술의 적요한 고독이 아니라 타인의 손을 맞잡는 것임을, 침묵이 아닌 소요와 동반으로 나를 변화시키는 일임을 역설한다. 사랑만큼 기쁨과 슬픔의 야릇한 동시성을 만들어내면서 그 동시성으로 기쁨과 슬픔을 비워버리는 빈 공간이자 빈 활동으로 존재하는 것이 어디있으랴. 하여 그는 쓸모 있는 것을 만드는 노동이 아니라 쓸모 없는 것을 만드는 이 사랑의 활동에 골몰한다. 그 활동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예술의 적요한 고독이 아니라 추락하는 “너의 손바닥”들임을 시인은 알고 있다. 이 손의 유일한 쓸모는 나를 변화시킨다는 것. 타인의 손을 잡고 세계를 펼치는 이러한 손-잡기가 격정적이면서도 가벼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인의 흰 손, 친구의 거친 손, 혹은 이 한 권의 시집을 잡으면서 우리는 한없이 가난하고 가벼워짐과 동시에 세상의 가장 먼 곳까지 자신의 영혼을 흩뿌릴 수도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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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저: 심보선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과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사회학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대학시절에는 「대학신문」 사진기자로도 활동했으며, 199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풍경」이 당선되면서 등단하였다. 현재 경희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인문예술잡지 F』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 『눈앞에 없는 사람』,『슬픔이 없는 십오 초』 외에 『지금 여기의 진보』(공저) 등의 저서가 있으며, 현재 ‘행복의 사회학’을 화두로 단행본을 준비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문화사회학적 견지에서 바라본 문화예술 경영의 시론적 고찰: 시민성, 지역성, 예술성 개념을 중심으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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