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영험한 성굴에는 살아 있는 신이 존재한다. 황제의 간악한 명으로 신의 종이 된 영주, 시르시칸은 성굴에서 새하얗고 가녀린 여인, 로지를 마주한다. “네가 내 밑에서 울고 내가 울부짖어야, 안식을 받을 수 있으니까.” ‘안식’이라 불리는 계시를 위해 로지에게 기쁨을 주어야 하는 시르시칸. 그는 그녀와의 관계에서 처음으로 황홀한 열락에 휩싸이고 심장의 갈증이 해소되는 것을 느끼며 맹목적인 사랑을 바친다. “그래도 전 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인생 외롭지 않았던 이유가, 그대였으면 좋겠으니까.” 처음으로 삶의 이유를 찾은 시르시칸, 착취당하며 외롭게 살아온 로지.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어느새 서로에게 단단한 뿌리가 되지만 어느 날, 로지는 반역을 꾀하다 죽임을 당하는 시르시칸의 미래를 보게 되는데……. 잔혹한 삶에서 서로를 구원하는 운명적인 로맨스, . * * * “이곳은 어찌하여 매번 이렇게 비좁을 수 있단 말입니까.” 손가락이 빠듯하게 움직이는 감각에 로지는 허리를 꼬았다. 물이 닿지 않은 시르시칸의 배가 로지의 애액으로 금방 적셔졌다. “또 이렇게 야하시고요.”? “흐으웅.” “로지께서 이리 매번 적시는데 저는 만족하지 못하였습니다. 하여 오늘은, 잔뜩 싸지를 것입니다.” 오늘은 보름달이 뜨지 않은 날이었다. 경건히 안식을 받을 이유가 없으므로 막도 쓰지 않았다. 그러니 시르시칸은 흥건하게 젖은 음부 안으로 밀어 넣고 또 밀어 넣을 생각이었다. 주름을 모조리 긁어내고 제 것을 싸질러 넣을 것이다. 흐트러트리고 탐하고 먹어 치워서 신이 다른 자의 것은 품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남근은 한창 부풀어 있었고 달아나지 못하게 막은 시르시칸은 음부를 꿰뚫었다. “시르, 흐으웅!” 시르시칸은 만족스러울 때까지 허리를 쳐 댔다. 철썩철썩,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귓속을 채웠다. 로지의 몸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그럴수록 철벅 철벅, 더 색정적인 소리가 났다. 시르시칸은 지금껏 못 한 만큼, 불처럼 뜨거운 기둥을 올려 치며 흔희를 선물하려 노력했다. 로지가 음액을 줄줄 토해 냈다. 아랫배가 뜨겁게 달아올랐고 뇌가 절절히 녹아내릴 것 같았다. 몸 안을 가득 채운 음경은 로지가 마구잡이로 잡아 뜯고 흔들었을 때와는 다른 쾌락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