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19금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이자이 세상을 구할 영웅이었다.
그를 찬양하는 수식언은 수도 없이 많았다.
하지만 이 세상의 악녀인 '엘레나 페베포스', 내게 있어 그를 수식할 말은 단 하나였다.
'씹어 먹어도 시원찮은 원수.'
아, 아니지. 하나 더 있네.
'개XX.'
하지만.
"이봐, 라인하르트 메르세데아"
"으응. 왜 불러? 엘레나 페베포스."
나른하게 대답하는 그의 손이 뺨을 스쳤다.
광기 어린 시선, 그리고 욕망으로 선연한 검은 눈동자.
그 모든 것을 확인한 나는 놈의 멱살을 잡아끌었다.
"이제 목줄 찬 멍멍이로 되돌아 올 시간이야."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입 안으로 뜨거운 숨결이 파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