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제일 잘나가는 남자 배우, 차수현. 고독한 크리스마스를 라디오에서 위로받고 술에 취한 채 새해를 맞이하려 했으나, 아침 댓바람부터 차 주인 행세를 하는 극성팬으로 인해 소박한 꿈은 깨지고 만다. “지금 안 가면 지각이라, 차 좀 빼 주시죠?” “차 핑계는 그만하고. 뭐 해 줄까. 인증샷, 포옹?” 그런 그녀의 노고를 치하하듯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다가간 그는, 여자가 입고 있던 야구 잠바에 대문짝만 한 사인을 남기고야 말고. “이런 바밤바 씨 발라먹을……. 야, 내가 차 빼라고 했지, 사인해 달라고 했니?” 끝까지 차 주인 행세를 하는 여자의 모습에 화를 내려는 찰나, 철컥. 왜 그녀가 들고 있는 키에 반응하며 차 문이 열리는 걸까. “당장 이 옷 잉크 빼서 A동 2102호 앞에 갖다 놔.” 그렇게 시작된 악연은 야구 잠바만 되돌려주면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눈이 가. 나랑 뭔가 더 하고 싶어지면, 당신이 먼저 날 찾아.” “그동안은 가만히 있으려고?” “아니,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 난 열과 성을 다해 당신을 꼬셔야지.” 라디오 DJ인 작가 편사랑과 그녀의 방송을 들으며 위로받던 외톨이 차수현의, “어느 곳에나 기적은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 밤, 여러분께서는 일상의 기적을 맞이하셨나요?” 우회하지 않는 사랑 이야기가 라디오 주파수를 타고 시작된다.